살면서 계속 보는 영화가 있다. 몇 년에 한 번, 혹은 살다가 문득 또 보고 싶은 영화.

재미있거나, 좋은 영화이거나 하는 것과는 무관하게 어쩔 때는 머리 속을 비우고 싶어서, 감상에 젖고 싶어서.... 보고 또 보는 그런 영화, 그것을 좀 정리해본다.

 

원스 어펀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여지껏 살면서 봤던 모든 영화 중에 단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바로 이 영화이다. 스무 살에 이 영화를 보고 절대로 한 번 보는 것으로 끝날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뒤로 몇 년에 한 번씩 보고 있다. 
평생 풀리지 않을 궁금한 것들을 이제는 혹시 이해할 수 있을까 하면서.
(다른 글 참조: http://www.rushcrow.com/396)

 

결혼은 미친 짓이다

2002년 개봉했지만 2004년 쯤 보았다. 보기 전까지는 그저 그런 멜로라고 생각했는데,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 진하게 남는 여운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나오는 음악이 잊히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동안 여러 연애 경험이 떠올라 더 기억이 남는 듯 하다. (다른 글 참조: http://www.rushcrow.com/294)

 

타이타닉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잘 만든 영화다. 영화 '쥬드'를 보고 좋아하게 된 케이트 윈슬렛이 나와서 무척 설랬던 기억이 있다. 같이 본 아이와 사귀기도 해서 추억할 것이 많다.
(음악 듣기: http://rushcrow.com/303)

 

터미네이터2

역시 완벽한 영화다. 트럭 추격신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샷건을 장전하는 장면에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냉정과 열정 사이

누군가를 열심히 그리워하면 결국 만나게 될 거라고 친구는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만나봐야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한 영화 이다. 내가 하는 사랑은 기껏해야 주인공을 방해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주 가끔, 어쩌면 죽기 전에 두어 번 정도만 더 보게 될 듯한 한 영화다. (다른 글 참조 (http://rushcrow.com/385)

 

영웅본색 1, 2

월요일 학교에 가니 짝이 지난 일요일에 영화를 봤다며 얘기를 해준다. 당시 난 홍콩 영화에 좀 질려있을 때라 짝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더구나 주윤발은 처음 들어본 배우였으니까. 그러다가 시간이 흐를 수 록 영웅본색의 명성은 커졌다. 몇 년 뒤 만화방에서 비디오로 보는데, 주변이 산만해서 집중하지 못했다. 또 그로부터 몇 년 뒤, 3류 극장에서 1편과 2편을 동시상영을 할 때 그제야 제대로 보았다.
(다른 글 참조: http://rushcrow.com/367 , http://rushcrow.com/343)

 

신설국

시사회를 하는 충무로 '스카라극장'에 갔었다가 뭐가 잘못되었는지 내 이름이 없어서 못봤다. 당시에는 유민의 베드신이 화제였다. 몇 년 뒤에 유민의 베드신을 기대하며 봤다가 그게 중요한 게 아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덕분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도 읽고, 영화의 원작인 '사사쿠라 아키라'의 소설 '신설국'도 읽었다. 그 뒤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내가 좋아하는 몇 명의 일본 작가 중 하나가 된다.
그건 그렇고, 영화는 지금까지 세 번 정도 보았다. 그리고 주인공과 같은 나이인 50대가 되는 첫 날에 이 영화를 꼭 보리라 마음 먹고 있다.

(다른 글 참고: http://rushcrow.tistory.com/127 , http://rushcrow.tistory.com/126)

 

은행털이와 아빠와 나

어려서 어머니는 TV와 비디오 플레이어를 사줬는데, 비디오 플레이어 안에 영화 테잎이 몇 개 들어 있었다. 그 중 하나였다. 비디오 플레이어를 더 이상 쓰지 않을 때까지 가끔 봤던 기억이 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이 영화만큼 내가 사랑하는 한국 영화가 있을까. 개봉 할 때는 못보고 비디오로 봤는데, 아마 연속해서 대여섯번은 본 듯 하다. "안녕하십니까. 김영민입니다."로 시작하는 영화 대사를 거의 외웠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 가끔 보고 있다. 어린 나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을 갖게 한 영화다.

 

만추

비에 젖은 필라델피아를 가고 싶게 한 영화. 국내에서 가장 큰 스크린이라고 하는 영등포 CGV 스타리움관에서 아침 일찍 보았다. 영화의 날씨처럼 축축한 날이었다. 큰 스크린에서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여백이 많은 영화를 보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을 알게 한 영화다.

 

쇼생크탈출

누구에게나 '지후아타네호'가 있을까. 그것이 없다면 꿈을 꾸라고 알려주는 영화. 이야기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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