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이 넘었는데 아직 영화 "핑크플로이드의 벽" 을 보지 않았다면 나이를 더 먹기 전에 꼭 봐야 한다.
80년대 우리가 군사 독재에 허덕일 때, 초등학교 조차(당시 난 초등학생이었다) 감시와 통제, 반공 교육으로 점철되어 있던 그 때, 이런 영화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앨범의 곡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로 이어져 있는 듯 하다.
그러니까 전체가 하나의 곡이라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어쨌든 3번, 4번, 5번, 12번, 13번 트랙을 번역했다.

(최초 번역은 2005년 10월 4일에 했는데, 이번에 수정하고, 13번 트랙을 추가했다. )

 

Pink Floyd 의 The Wall...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1) (벽 속의 다른 벽돌 Part 1)

번역 : rushcrow.com


Daddy's flown across the ocean
Leaving just a memory
Snapshot in the family album
Daddy what else did you leave for me?
Daddy, what'd'ja leave behind for me?!?
All in all it was just a brick in the wall.
All in all it was all just bricks in the wall.

아빠는 바다를 질러 날아갔어
단지 추억만 남기고
가족 앨범에 있는 스냅사진
아빠, 그거 말고 남겨준게 뭐야?
아빠, 나에게 남겨놓은 것이 뭐야?
모든 건 벽 속의 벽돌이었을 뿐이야
모든 건 전부 벽 속의 벽돌이었을 뿐이야

(You! Yes, you! Stand still laddie!)

너! 그래, 너! 일어나라 이놈아!

 

The Happiest Days of our Lives (우리 삶의 가장 행복한 날들) 

번역 : rushcrow.com


When we grew up and went to school
There were certain teachers who would
Hurt the children in any way they could
By pouring their derision
Upon anything we did
And exposing every weakness
However carefully hidden by the kids
But in the town, it was well known
When they got home at night, their fat and
Psychopathic wives would thrash them
Within inches of their lives.

우리가 자라서 학교에 갔을 때
틀림없이 이런 선생이 있어
애들을 무조건 쥐잡듯하고
조롱을 퍼붓고
우리가 하는 모든 것에
약점을 잡아 까발리고
애들은 주눅들어 어떻게든 감추려고 하지
그러나 마을에서는 이렇게 알려져 있어
그들은 밤이 되면 집에서 그들의 뚱뚱한
싸이코 와이프에게 뒈지게 맞는다고
그들 삶의 안을 조금 들여다 보면 말야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2) (벽 속의 다른 벽돌 Part 2)

번역 : rushcrow.com


We don't need no education
We don't need no thought control
No dark sarcasm in the classroom
Teachers leave them kids alone
Hey! Teachers! Leave them kids alone!
All in all it's just another brick in the wall.
All in all you're just another brick in the wall.

우리는 교육이 필요 없어
우리는 생각을 통제당할 필요가 없어
교실에서 악의에 찬 조롱은 그만
선생, 애들을 그냥 둬
이봐! 선생! 애들을 그냥 둬
모든 건, 벽 속의 다른 벽돌 일 뿐이야
모든 건, 당신은 벽 속의 다른 벽돌 일 뿐이야

(Wrong, Do it again!)
(If you don't eat yer meat, you can't have any pudding.)
(How can you have any pudding if you don't eat yer meat?)
(You! Yes, you behind the bikesheds, stand still laddie!)

(틀렸어, 다시해
밥을 먹지 않으면 어떤 푸딩(디저트를 말함)도 없을 줄 알아
어떻게 밥도 안먹고 푸딩을 원할 수 있어?
너! 그래, 너, 자전거 뒤에.. 일어나라 이놈아!)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3) (벽 속의 다른 벽돌 Part 3)

번역: rushcrow.com

I don't need no arms around me
I don't need no drugs to calm me
I have seen the writing on the wall
Don't think I need anything at all
No don't think I'll need anything at all
All in all it was all just bricks in the wall
All in all you were just bricks in the wall

내 주변에는 무기가 필요 없어
날 진정시키는 약은 필요 없어

벽에 쓰는 것을 보았어
더 이상 필요 없는 것을 생각하지 않아

생각하지 않아 더 이상 필요 없을 거야
모든 건, 모두 벽 속의 벽돌일 뿐이야
모든 건, 당신은 벽 속의 벽돌일 뿐이야

 

Goodbye Cruel World (안녕 잔인한 세상아)

번역: rushcrow.com


Goodbye cruel world
I'm leaving you today
Goodbye
Goodbye
Goodbye
Goodbye, all you people
There's nothing you can say
To make me change my mind
Goodbye

안녕 잔인한 세상아
오늘 난 너를 떠나
안녕
안녕
안녕
안녕, 너희 모두들
말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내 맘을 바꿀 수 있는
안녕

 

 

방탄소년단의 정규 3집 에 수록된 곡이다. 2018년 5월 발매되었다.

가사가 마음에 들어서 해석을 하려고 관련 정보를 검색했다가 연예기획사가 만든 놀라운 스토리텔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사만 보면 '스스로 자신을 가둔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지만, 진실하게 대하지 못했고, 헤어진 후 진실하게 대했다면 달랐을까라고 자문'하는 것이 내용이다.

그런데 기획사는 이 곡을 위해 스토리를 만들었고, 소셜 마케팅을 했다. 비단 이 노래 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방탄소년단의 노래는 하나의 주제와 스토리를 말하고 있다.

이 노래를 위해 방탄소년단의 소속 연예기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한 것을 보자.

일단 가짜 꽃을 하나 만들었다. 꽃 이름은 '스메랄도'. 꽃에 대한 전설도 만든다. 발견된 장소도 설정한다. 갖가지 메타 정보를 만든다. 그리고 가상의 인물, '꽃을 파는 청년'을 만들어 블로그를 개설한다. 이 가상의 인물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스메랄도'를 판다며 블로그에서 이야기를 퍼트린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트위터에 '스메랄도' 얘기를 흘리기도 하고, 꽃이 발견되었다는 도시 '시타 디 스메랄도'에 왔다며 사진도 올린다. 팬들은 스메랄도를 검색하고 이 블로그를 발견한다.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된다. 세상에 없던 꽃은 졸지에 실존하게 되고 전설은 살아 움직인다. 가슴 아픈 전설에 대한 노래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게 된다.

<이게 '스메랄도'라는 꽃이란다. 합성이겠지>

그들이 만든 스토리를 보자. 이 노래를 알려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15~16세기 이탈리아 북부의 '시타 디 스메랄도'라는 마을 외곽에 작고 낡은 성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몹시 추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남자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외로이 혼자 지내며 정원의 꽃을 가꾸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어느날 동네 여인이 정원에 들어와 꽃을 훔쳐간다. 남자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남자는 가면을 쓰고 마을에 가서 여자를 본다. 여자는 꽃을 팔면서 가난하게 살고 있다. 남자는 여자를 돕기 위해 예쁜 꽃을 만들어 여자에게 가지만 이미 죽었다. 그 꽃이 '스메랄도'이고, 꽃말은 '전하지 못한 진심'이다.

'가위손, 겨울왕국, 미녀와 야수'를 대충 섞은 듯한 이야기다. 당연이 이 모든 것은 가짜이다.

그런데 왜 '스메랄도'인가. 이것은 이탈리아어로 에메랄드라는 뜻이다. '시타 디 스메랄도'는 '에메랄드의 도시'라는 뜻이다. 찾지 말아라. 그런 곳은 없다. 있다면 이탈리아 북부에 한 장난감 가게만 있을 뿐이다. 그리고 또 검색되는 것이 있다. '에메랄드의 도시, 오즈'라는 동화책이다. 한국에는 '오즈의 마법사'라고 알려져 있다.

'캔사스 외딴 시골집에서 어느날 잠을 자던 '도로시'가 무서운 회호리 바람 타고서 신비의 나라 '오즈'에 와서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사자와 함께 각자에게 필요한 것을 얻으러 오즈의 마법사가 사는 에메랄드 성으로 끝없는 모험을 시작'하는 것이 내용이다. (이 노래를 안다면 당신의 나이가..?)

 

오즈의 마법사는 각자가 갖고 싶은 것은 이미 자신들이 갖고 있으니, 자신을 사랑하고, 관찰하여 그것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준다. 방탄소년단이 현재 노래하고 있는 일련의 앨범의 주제와도 같다. 1939년에 나온 동명의 영화가 있는데, 보지 못했다면 보기 바란다.
( 1부 
https://www.youtube.com/watch?v=pu1GtQuwugo
  2부 https://www.youtube.com/watch?v=LQcCd9xucTM )

 

음악 하나에 이런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했던 적이 있었나 모르겠지만 나는 처음 본 것이라 이 거대한 거짓말에 황당하기도 하고, 참신한 마케팅에 놀랍기도 하고. 노래 갖고 무슨 짓인가 싶기도 하고, 어차피 예술이라는 건 가짜를 갖고 노는 것이니까 라는 생각도 들고. 철학자 플라톤은 이래서 예술을 폄훼했나 싶기도 하고.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도 떠오르고. 

오래 전 서태지가 8집으로 컴백할 때 했던 속임수가 생각난다. 어느날 보령에 미스터리 서클이 생겼다는 뉴스가 나온다. 세간의 화재가 된다. 술자리에서 UFO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대화하기도 했다. 그렇게 며칠 떠들썩 하더니 결국 서태지의 새로운 앨범 홍보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이런 마케팅을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이라고 한단다. 재미있는 걸 하나 배운 셈이다.

 

가사를 해석해보자.
영문은 한글로 번역했고, 괄호 속의 파란 글씨로 썼다.

 

전하지 못한 진심 - 방탄소년단 (해석)

번역, 설명: rushcrow.com

외로움이 가득히
피어있는 이 garden (정원)
가시투성이 umm
이 모래성에 난 날 매었어

너의 이름은 뭔지
갈 곳이 있긴 한지
Oh could you tell me? ehh  (나에게 말해줄 수 있니?)
이 정원에 숨어든 널 봤어

And I know (그리고 나는 알아)
너의 온기 모두 다 진짜란 걸 푸른 꽃을 꺾는 손
잡고 싶지만

온기: 가사는 '온긴' 이라고 되어 있는데, '온기는'을 줄인듯 하다. '온기'가 문장으로는 보기 좋은 듯 하여 고쳤다. 

내 운명인 걸
Don't smile on me (나에게 웃어주지마)
Light on me (관심도 주지마)
너에게 다가설 수 없으니까
내겐 불러줄 이름이 없어

- Light on me가 '나를 밝혀달라'는 뜻이겠지만 Don't 이 생략되었다고 볼 수 있다. Don't smile on me, Don't light on me 가 원래 문장이다. 나를 밝히지 말라는 것은 나를 쳐다보지 말라는 뜻이다. '관심을 주지마'로 해석했다. 
- 내겐 불러줄 이름이 없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를 떠올려보자. 네가 내 이름을 불러도 나는 너에게 가서 꽃이 될 수 없으니 나는 이름이 없다는 얘기다. 

You know that I can't (나는 할 수 없는 걸)
Show you me (너에게 보여줄 수 없어)
Give you me (나를 줄 수도 없어)
초라한 모습 보여줄 순 없어
또 가면을 쓰고 널 만나러 가
But I still want you (want you, want you)  하지만 널 여전히 원해

Show you me Give you me: 앞 문장에 있는 I can't이 생략되었다. I can't show you me, I can't give you me 로 봐야 한다. 

외로움의 정원에 핀 너를 닮은 꽃
주고 싶었지 ooh hoo hoo
바보 같은 가면을 벗고서

But I know  (하지만 나는 알아)
영원히 그럴 수는 없는 걸 숨어야만 하는 걸

추한 나니까

난 두려운 걸
초라해
I’m so afraid (두려워)
결국엔 너도 날 또 떠나버릴까
또 가면을 쓰고 널 만나러 가

할 수 있는 건
정원에
이 세상에
예쁜 너를 닮은 꽃을 피운 다음
니가 아는 나로 숨쉬는 것
But I still want you (하지만 여전히 너를 원해)
Ah, ah
I still want you, ah (여전히 너를 원해)

'니가 아는 나'는 가면을 쓴 모습일 것이다. 가면을 쓰고 홀로 사는 것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는 뜻이다. 

어쩌면 그때
조금만
이만큼만
용길 내서 너의 앞에 섰더라면
지금 모든 건 달라졌을까

이만큼만 용기: '너를 닮은 꽃을 만들어 너에게 찾아갔던 용기'를 말한다.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 지금 정도의 용기를 내었다면 어땠을까 자문하고 있다. 

난 울고 있어
사라진
무너진
홀로 남겨진 이 모래성에서
부서진 가면을 바라보면서
And I still want you 그리고 너를 아직 원해
But I still want you 하지만 너를 아직 원해
But I still want you 하지만 너를 아직 원해
And I still want you 그리고 너를 아직 원해

 

 

놀라웠다. 이렇게 이야기를 끝내다니.

영화를 보는 동안 나의 지난 인생도 함께 보는 듯 했다. 그리고 나의 현재도, 미래도 함께 생각하게 했다. 슈퍼히어로 영화는 CG를 보기 위해, 액션을 보기 위해 혹은 심심해서 보는 영화라고 여겼는데, 이렇게 많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애들 동화인 줄 알고 가볍게 봤다가 가슴 아픈 결말에 눈물을 숨겨야 했던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었을 때 처럼 조금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지난 마블 히어로 영화에 내가 준 점수를 보면 이 시리즈를 얼마나 달갑지 않게 여겼는지 알것이다. 아이언맨과 퍼스트 어벤져, 어벤져스 , 시빌워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그저 그랬다. 

--------------------------------------------------------

<마블 히어로 영화에 내가 준 점수(개봉순)>
아이언맨: B
인크레더블 헐크: D
아이언맨2: C
토르: 천둥의 신 - C
퍼스트 어벤져 - B
어벤져스 - B
아이언맨 3 - C
토르: 다크월드 - D
캡틴아메리카: 윈터 솔져 - D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 C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 D
앤트맨 - C
캡틴아메리카: 시빌워  - B
닥터 스트레인지 - D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 C
스파이더맨: 홈커밍 - D
토르: 라그나로크 - C
블랙팬서 - D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 C
앤트맨과 와스프 - D
캡틴 마블 - F
어벤져스 엔드게임 - A
----------------------------------------------------------

그런데 이 모든 영화가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위해 존재했던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