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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괜찮다는 해석을 찾아 몇 개를 읽어봐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 난 그것을 핍진성이라고 부르련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대한 글에서 이 얘길 한적이 있다. (여기 참고) 친구가 자신이 쓴 소설을 읽어 달라 했을 때 다 읽은 것처럼 말하려면 "개연성이 있지만 핍진성이 없어"라고 말하면 된다고. 핍진성은 서사를 보다 사실처럼 보이게 하는 것을 말한다.

초반부터 전혀 현실적이지 않은 전개로 좀 실망을 하면서 영화를 봐야 했다. 마을에 연쇄적으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면 아무리 작은 마을이라도 특별 수사 본부가 세워져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서 주인공은 별개로 행동하게 되고 거기에 좀 갈등도 생기고 말이다. 그런데 경찰도 별로 없고,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건강원 주인이 고라니를 들쳐 엎다가 굴러 떨어지는 것이나 무명(천우희)의 첫 등장, 절벽에서 종구(곽도원)의 절규 처럼 좀 비현실적이라 (혹은 핍진성이 없어서) 영화에 몰입하는데 방해하는 장면이 너무 많다. 그저 결론이 뭔지에 대해 심드렁하게 추리할 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2편의 영화가 떠올랐다. 하나는 이해가 안돼 공책에 써가면서 두 번을 보았던 장윤현감독의 '텔미썸딩'이었고, 다른 하나는 공권력이 무력한 걸 넘어 주인공을 방해하는 역할을 했던 봉준호감독의 '괴물'이었다. 그래서 이 영화의 문제를 두 영화로 비판하려 했으나 귀찮아져서 관두기로 한다. 결론만 얘기하자면 '텔미썸딩'처럼 그게 이거고 저게 저거고 해봐야 그저 감흥이 없을 뿐이라는 것과 재난이 닥쳤을 때 캐릭터들의 행동은 거기에 맞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괴물'을 예로 들고 싶었다. 

어쨌든 재미도 있었고, 배경도 좋았고, 특히 박수무당이 굿하는 건 실제 보는 것 처럼 실감이 나서 흥미가 있었다. 뭐 그랬지만 영화는 아쉬웠다.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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